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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주행거리, 배터리 가격, 투자비용 절감 효과 Breakdown (Source: Tesla)


지난  9월 22일 개최된 배터리데이의 핵심은 '가격 파괴'다. 전기차(EV) 보급 확대를 위한 선결 조건은 원가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하락시켜 내연기관차(ICE)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기존대비 주행거리는 54% 증가시키고, kWh당 생산원가는 56% 낮춰 25,000달러 수준의 가격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 생각일까?

1) Cell Design, 2) Cell Factory, 3) Anode Metarial, 4) Cathode Material, 5) Cell Vehicle Integration 등 다섯가지 혁신방법을 공개했으며, 크게 1) Cell 디자인 & 공정 혁신, 2) 배터리 소재 변화로 구분할 수 있겠다.

 

1) Cell Desing: 배터리 크기 확대, 탭리스 공정으로 14% 원가 절감

테슬라 4680 규격 배터리 (Source: Tesla)


테슬라는 배터리데이에서 셀 규격을 기존 2170에서 4680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가로 21mm, 세로 70mm 규격의 원통형 셀을 가로 46mm, 세로 80mm 확대해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배터리셀 대비 에너지밀도는 5배, 출량은 6배 증가할 수 있으며 주행거리 또한 기존대비 16% 길어지게 된다. 

기존 배터리 셀 구조 (Source: Tesla)


셀 크기를 확대시키면 필연적으로 열 관리에 문제가 발생한다. 테슬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탭리스(Tapless) 방식으로 셀을 제조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배터리에서 전자의 이동통로인 탭을 제거하고 면 전체를 전도체로 활용하는 기술로, 탭 부분에 집중되는 전자의 과부하를 막고 이동거리는 줄여 저항을 낮춤으로써 발열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2) Cell Factory: 건식 전극 코팅(Dry Electrode Coating) 기술을 활용해 18% 원가 절감

전통적인 리튬이온배터리 제조공정 (Source: Maxwell Technologies)


테슬라는 Maxwell이 보유한 건식공정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할 계획을 밝혔다. 기존의 배터리 제조 공정은 원재료 투입 > 전극 공정 > 조립공정 > 활성화 공정으로 이루어진다. 이 중 전극 공정(Electrode Coating)을 자세히 나눠보면 활물질과 바인더, 도전재 등을 용매(Solvent)와 혼합해 일정 점도를 가진 상태에서 전극판에 올린 후 용매(Solvent)를 휘발시키는 습식 코팅 방식이 사용되어왔다. 

건식 전극 코팅(Dry Electrode Coating) 기술 (Source: Tesla)


Maxwell이 보유한 건식 전극 코팅(Dry Electrode Coating)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건식 파우더를 혼합해 필름 형태로 만들어서 이를 전극판 위에 바로 올린다는 점이다.
건식 전극 코팅 방식을 사용할 경우 습식 방식 대비 에너지 밀도를 20% 정도 높일 수 있고, 배터리 수명도 2배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용매(Solvent)를 사용하는 공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10%~20% 정도의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3) Anode Material: High-Nickel 및 Cobalt free 양극재를 사용해 5% 원가 절감

차종별 배터리 양극재 활용 방안 (Source: Tesla)


양극재에서는 코발트 사용 축소가 핵심이였다. 이를 위해 리튬인산철(LFP), High-Nickel 양극재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CATL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NCM/NCA)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으나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CATL의 LFP 배터리는 CTP(Cell to Pack) 공정을 적용해 NCM523과는 에너지밀도 차이가 거의 없고, NCM811 대비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원가가 20% 정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LFP로 High-Nickel의 밀도를 맞추려면 팩 무게 증가로 연비가 둔화될 수 있어, Medium-Range 모델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Long-Range에선 Nickel-Manganse응 활용한 NCMA와 High-Nickel 양극재가 사용될 계획이다. 테슬라는 양극재 공정 간소화를 통해 CAPEX의 66%, 처리비용의 76%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4) Cathode Material: 실리콘 음극재 사용으로 12% 원가 절감

음극재에 실리콘을 활용하면 팽창으로인한 코팅파괴가 문제 (Source: Tesla)


테슬라는 현재 사용중인 천연흑연, 또는 인조흑연 음극재 대신 자체적인 공정을 통해 생산한 Tesla Silicon을 적용한 음극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는 20% 증가시키고, 비용은 기존에 사용되던 실리콘+흑연 음극재 대비 낮은 kWh당 1.2달러 수준으로 조달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하면 주행거리 20% 증가 (Source: Tesla)


실리콘이 음극재에 첨가되면 기존 흑연음극재 대비 9배 많은 리튬을 저장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데, 문제는 팽창이다.
충전시 최대 4배까지 팽창하면서 실리콘 음극재의 코팅이 부셔지게 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실리콘 음극재를 탄력도가 높은 폴리머로 코팅한 뒤, 바인더를 활용해 팽창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가 탑재된다면 테슬라 모델들의 주행거리를 기존대비 20% 정도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5) Cell Vehicle Integration: 차량 구조 개선으로 7% 원가 절감

단일 캐스팅으로 부품 및 공정 간소화를 통해 비용 절감 (Source: Tesla)


테슬라는 차량의 구조 개선 관점에서 두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단일 캐스팅 방식을 통해 차량 내부 부품 갯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차체 안정성을 위해 특수 알루미늄 합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 구조 개선 (Source: Tesla)


동시에 차체에 직접 배터리 셀을 적재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차체가 배터리 팩 역할을 하면서 더 많은 배터리 셀을 적재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머스크는 과거 항공기 날개 안에 연료탱크가 따로 존재하다가, 나중엔 날개 자체를 연료통으로 사용해 더 많은 연료유를 실었던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밝혔다. 

 

결론: 실망할 필요 없다. Price Parity 달성 시점이 앞당겨지면 EV 침투율은 급속도로 상승할 전망

배터리 셀 가격 추이 및 전망 (Source: Tesla)


배터리데이 이후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시장에서 기대했었던 전고체 전지, 100만마일 배터리 등의 혁신이 없었다는 실망감 때문이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다. 테슬라가 이번에 발표한 내용을 통해 기존대비 56% 배터리 원가를 절감시켜 2025년 경으로 예상되었던 전기차(EV)와 내연기관차(ICE)의 Price Parity 시점을 앞당기게 되면, 전기차(EV) 침투율이 급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2023년 25,000달러의 전기차 생산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일부 공정개선만으로 달성 가능해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러한 테슬라의 행보는 시장 침투를 가속화하면서 머스크가 그리는 비전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될 뿐만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차(ICE) 제조사들에게 엄청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생산 목표 (Source: Tesla)


다만, 테슬라가 제시한 2030년 3,000GWh(3TWh)의 자체 배터리 생산 목표는 조금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전기차(EV) 외에도 ESS 등의 수요를 감안한 목표라고 생각되지만,
배터리 1GWh당 800~1,000억원의 투자금액이 소요된다.

테슬라가 목표로 하는 3,000GWh 생산을 위해선 240~300조원이 필요하며, 공정혁신으로 Capex를 절감하더라도 약 200조원의 투자금이 10년간 집행되어야 한다. 향후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Cash inflow를 고려하더라도 이정도 규모의 투자는 부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고용: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 전망

글로벌 배터리 수요-공급 전망 (Source: SNE Research)


현재 2030년 예상되는 배터리 생산능력은 4,100GWh 수준으로 전망된다.
현재 Top 5 셀 업체들의 2030년 Capacity 계획은 CATL 700GWh, LG화학 660GWh, BYD 360GWh, 삼성SDI 300GWh, SK이노베이션 400GWh 등이며, 그 외 업체들도 50GWh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동률을 70% 정도로 반영했을 시 2030년 예상되는 배터리 공급은 2,900GWh 규모다.

2030년 예상되는 전기차 수요는 4,200만대이며, 대당 80kWh의 탑재량을 적용하면 배터리 수요는 3,500GWh 규모로 추정된다. 따라서 2030년 약 60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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